척추관이란 머리 속의 뇌와 연결되어 뇌에서 발생한 신호를 팔과 다리로 전달해 주는
‘전깃줄’같은 역할을 하는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입니다. 각각의 척추뼈 후방에 있는
구멍들이 상하로 연결되어 터널을 형성하고, 그 터널을 통해 신경이 뇌에서부터 팔, 다리
로 이어지게 됩니다.
척추관 협착증이란 이러한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져서 신경을 압박하는 병입
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퇴행성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가 노화 과정을 거치며 앞쪽에서
는 퇴행성 변화를 일으킨 디스크(추간판)과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고, 뒤쪽에서는 신경을
싸고 있는 황색인대가 두꺼워지고 딱딱해져서 신경을 누르며, 척추관의 후방에 위치하는
후관절이 비대해지고 척추뼈의 마찰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자라나온 뼈(골극)에 의해 척추
신경이 눌리게 되어 발생합니다.
퇴행성 척추관 협착증의 경우 증상은 50대와 60대에 시작되는데, 제 4번과 5번 허리뼈 사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다음으로는 제 3번과 4번 허리뼈 사이 및 제 5번 허리뼈와 천추 간에도 호발합니다. 또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3~5배 호발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초기에는 허리의 막연한 통증과 뻣뻣함이 나타나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증상을 나이를 먹어감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불편을 감수하면서 지내는 경우가 많고 일상 생활 중에 활동을 제한 함으로써 적응하려고 합니다. 병이 진행되면서 허리가 아프고 다리 가 저리고 당기는 등 허리 디스크와 비슷한 증상을 보입니다. 그러나 허리디스크와 달리 앉아 있을 때는 통증이 거의 없다가 서서 걸으면 다리가 아프고 저리고 힘이 빠져서 앉아서 쉬었다가 다시 걸어가는 특징적인 보행 장해를 보입니다. 증상이 심해지면 잠시 서 있거나 걸을 때에도 엉덩이와 다리가 심하게 저리고 당기면서 통증이 나타나 다리를 절며 걷는 경우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다리가 내 다리 같지 않고 시리다고 표현하며 이때 잠시 쪼그려 앉았다가 걸으면 통증이 완화 되는데,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짧아지고 산보나 시장 가는 등의 일상적인 활동이 지장을 받게 되어 병원을 방문하게 됩니다.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요통과 더불어 엉덩이와 다리의 감각 이상 및 통증, 근력 약화 등의 다양한 증상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신체검사에서 이상 소견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력 청취와 진찰 후 척추관 협착증이 의심될 때에는 먼저 단순 방사선 사진(엑스레이) 촬영을 하여 척추의 불안정성, 관절염, 척추 변형 등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그러나 엑스레이 검사로는 신경이 얼마나 눌리는지 알 수 없으므로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컴퓨터 단층 촬영 (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정밀검사를 합니다. 또한 신경과 근육의 이상 유무를 확인 하기 위하여 근전도(EMG), 신경 전도(NCV), 유발전위(EP) 등 전기 진단 검사를 시행 할 수 있습니다.
안정가료 및 허리 보조기 착용, 약물 치료 및 물리 치료, 주사 치료 등이 있습니다
치료 약물로는 소염제, 진통제, 근 이완제 등이 사용되고, 물리 치료는 심부열치료,
초음파 치료, 마사지 등을 시행 할 수 있으며, 증상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 물리치료와
함께 복근과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하면 도움이 됩니다. 만일 일반적인 보존
적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는 주사치료법으로 신경근 차단술이나 경막외
차단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는 통상적으로 허리와 다리의 통증이 심하여 일상적인 삶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 고려하게 됩니다. 최소한 2~3개월 동안 여러가지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거나 하지 마비의 증상이 생긴 경우, 신경 증상이 심하고 특히 근력이 약해질 때, 심한 보행 장애로 생활에 지장이 있을 때에는 수술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